테라리움 배수층 필요한 이유 뭘까?

안녕하세요. 오늘은 테라리움 배수층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보통 비바리움, 테라리움의 맨 밑바닥에 배수층을 만듭니다만, 배수층이 대체 왜 필요한지 그 이유를 알고 싶을때가 있습니다.

배수층의 필요성에 대해 궁금하셨던 분이라면 아래 글을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

테라리움 배수층 필요한 이유

1) 테라리움의 수위를 시각적으로 파악

물은 식물의 생장, 광합성, 증산작용, 질소동화작용, 뿌리를 통한 무기 양분 흡수 등을 위해 식물에게는 꼭 필요한 물질입니다.

하지만 물도 적당해야 좋지 물이 너무 과하면 오히려 테라리움 내 식물에게 안좋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리고 폐쇄형 테라리움의 경우, 물이 밀폐된 환경에 있기 때문에 그 작은 생태계 내에서 물의 순환이 일어나, 여러번 재활용됩니다.

그래서 테라리움 내 물의 양이 제한되어야 하고,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양이면 충분합니다.

하지만 테라리움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분들이라면, 물주기를 어느정도 해야 하는지 판단이 잘 서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익숙한 분들이라도 바쁜 와중에 신경을 덜써서 실수로 물을 과하게 주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실수를 줄이고,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테라리움에 배수층을 만들어 줍니다.

테라리움 바닥에 배수층을 만들어두면, 물을 줬을때 현재 테라리움 내에 물이 어느정도 고여 있는지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물을 줄때 ‘배수층을 넘지 않을 정도로만 준다‘ 라고 기억해 둔다면, 물 조절을 하는 것이 수월할 것입니다.

참고로 테라리움 용기는 보통 배수구가 없습니다만, 어떤 분들은 테라리움 용기 하단부의 뒷면이나 측면에 드릴링으로 배수 구멍을 뚫는 분들도 있습니다.

테라리움 용기에 배수 구멍이 있는 경우, 물을 과도하게 주더라도 물이 외부로 배출되어 관리 측면에서 편리하긴 합니다.

하지만 용기에 구멍을 뚫는 작업은 위험하기도 하고, 과도한 물은 사이펀 등으로 빼낼 수도 있기 때문에, 굳이 용기에 드릴링을 할 필요까진 없는 것 같습니다.

2) 뿌리 썩음 방지

우리 인간이 코로도 호흡하고, 피부호흡도 하듯이 식물도 다양한 경로로 호흡하며 산소를 흡수합니다.

식물은 잎의 기공이나 줄기의 피목(껍질에 있는 눈이라는 의미로, 줄기 군데군데에 있는 작은 분화구 같은 구조)으로도 호흡을 하지만, 뿌리의 뿌리털로도 호흡을 합니다.

특히 뿌리의 뿌리털은 토양의 공극(토양 입자 사이의 틈)에 있는 산소를 흡수하며, 이 산소는 확산되어 뿌리 곳곳으로 운반됩니다.

그런데 과습으로 인해 토양의 공극이 물로 채워지게 되면, 토양의 통기성이 나빠져 산소 확산율(oxygen diffusion rate. 생물의 활동으로 소모된 산소 등이 대기의 산소로부터 재공급되는 능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산소 결핍이 발생하게 되며, 산소가 없으면 뿌리가 호흡하지 못하므로, 세포가 사용하는 에너지인 ATP(아데노신 3인산)를 합성할 수 없게 됩니다.

그로 인해 뿌리 세포가 사멸하여, 뿌리 썩음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추운 겨울에는 뿌리가 호흡을 덜하기 때문에 과습으로 인한 피해가 적지만, 여름에는 뿌리가 호흡을 활발하게 하므로 물에 잠기면 산소 결핍이 빠르게 발생하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과습으로 인한 산소 결핍은 뿌리 썩음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배수층을 통해 안전장치를 마련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테라리움의 바닥에 배수층을 만들어두면, 바닥의 빈 공간에 산소가 공급될 수 있으며, 이것은 토양에 산소가 침투할 수 있는 또다른 방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산소 결핍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어, 식물의 뿌리가 ATP 생산을 원활히 하는데 도움이 되고 뿌리 썩음 방지, 뿌리의 생장, 물과 미네랄 흡수에 도움이 됩니다.

3) 토양은 대기보다 산소 농도가 낮다

대기중에는 산소 농도 약 21% 이산화탄소 농도 약 1%로 산소가 충분합니다만, 땅속으로 깊이 들어가면 갈수록 산소 농도가 낮아지게 됩니다.

  • 토양의 깊이가 30cm 일 경우 – 산소 농도 약 18.4% 이산화탄소 농도 약 2.0%
  • 토양의 깊이가 60cm 일 경우 – 산소 농도 약 11.3% 이산화탄소 농도 약 3.8%
  • 토양의 깊이가 90cm 일 경우 – 산소 농도 약 9.7% 이산화탄소 농도 약 5.8%

참고로 우리 인간은 산소농도 18% 미만이 되면 산소결핍증이 오며, 산소 농도 16% 이하에서는 호흡과 맥박 증가, 구토, 두통 증상, 산소농도 10% 이하가 되면 의식을 잃고 질식사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식물의 뿌리도 땅속 깊이 들어가면 호흡이 곤란해지고 질식할 수 있어서, 땅속 깊게 뻗어 내려가지는 않습니다.

많은 식물들의 뿌리가 일반적으로 깊이 1m 이내 정도까지만 뻗는 편입니다. (굵은 뿌리는 수직적으로 1m이상 내려가기도 하지만, 작은 뿌리는 호흡을 위해 20cm 이내에 집중되어 있고 옆으로 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식물의 산소 요구량은 종에 다를 수 있으며, 뿌리를 뻗어내려 가는 길이도 종이나 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더위와 가뭄으로 건조한 환경인 남아프리카의 에코 동굴(Echo Caves)에 있는 야생 무화과나무는 가장 깊게 뻗어내려간 뿌리가 120m 라고 합니다. (이것은 세계에서 가장 깊게 내려간 뿌리에 대한 기록이며, 이 뿌리가 수원을 찾아 120m까지 자라는데 70년의 세월이 걸렸다고 합니다)

아무튼 위 내용을 통해, 토양이 대기에 비해 산소 농도는 낮고 이산화탄소는 높기 때문에, 산소 결핍이 발생하기도 쉽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테라리움의 토양이 보통 엄청 깊진 않습니다만, 그래도 배수층을 만들어서 토양 내 산소가 침투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식물은 뇌나 신경세포가 없어서 유전자에 입력된 방식으로 사물에 반응하고 감지한다고 알려져 왔습니다.

그런데 연구를 통해, 뿌리는 빛을 감지하고, 더 많은 영양분이 있는 물을 찾아가는 등 다양한 외부 환경의 정보를 수집하고 반응하는 매우 능동적인 기관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즉 뿌리가 기존에 알지 못했던 다양한 기능들을 하고 있으며, 뿌리가 식물에게는 일종의 두뇌 역할을 담당하는 기관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찰스 다윈은 식물도 두뇌활동을 하며, 식물 뿌리가 식물의 뇌 역할을 한다는 루트-브레인(root-brain) 가설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만약 뿌리가 식물의 뇌이고 식물에 감정 이입을 해본다면, 테라리움 내에서 꽉 막힌 흙 속을 뻗어나가다가 과습이 되어 산소 결핍으로 질식할 지경에 이른다면 얼마나 답답할까요?

자신이 아끼고 사랑하는 반려식물이 산소를 충분히 들이마실수 있게 배수층을 만들어 주면 좋을 것입니다.

4) 악취 방지

테라리움 내에 산소 결핍이 발생하면 혐기성 세균(산소가 없는 곳에서 생육하는 세균)이 증가하여, 부패(유기물이 미생물의 작용에 의해 악취를 내며 분해되는 현상)가 일어나기 쉬워집니다.

그리고 혐기성 세균에 의한 부패 과정에서 메탄가스, 황화수소 등 유해한 가스가 발생하며, 그로 인해 식물의 뿌리를 상하게 만들고 악취도 풍기게 됩니다.

특히 황화수소(H2S)는 황과 수소로 이루어진 화합물로, 달걀 썩는 냄새가 나는 무색의 유독한 기체입니다.

황화수소는 공기와도 잘 섞이고, 물에도 잘 녹고, 악취를 심하게 풍깁니다.

우리 인간이 방귀낄때 냄새가 나는 것도 이 황화수소 때문이며, 미량이라도 호흡하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밀폐공간에서 황화수소를 흡입할 경우 폐에서 혈액으로 빠르게 흡수되며, 호흡 중추를 억제하여 세포 내 무산소증을 일으켜 질식사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이처럼 황화수소는 우리 인간에게도 해롭고, 테라리움 내 식물에게도 해를 끼칠 수 있습니다.

테라리움에 배수층이 있으면, 산소 결핍으로 인해 혐기성 세균이 증식하는 것을 줄일 수 있어서 테라리움의 냄새 방지에 도움이 됩니다.

5) 배수층은 필수일까?

위에서 배수층의 장점에 대해 몇가지 설명했습니다만, 테라리움에 배수층이 필요한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사람들마다 다양한 의견들이 있습니다.

어떤 분은 물을 주다보면 토양의 흙이 쓸려내려가 배수층의 공극을 메꿔버릴 수 있으며, 그러면 배수층이 의미가 없고, 역효과가 날 수도 있어 배수층을 안만든다고 합니다.

이부분은 토양층과 배수층 사이에 분리층을 만들어 주어 토양층의 흙이 배수층으로 쓸려가지 않게 해주면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테라리움의 크기가 소형이거나, 물주는 양 등을 적절하게 조절하면서 관리한다면, 배수층이 없더라도 테라리움 안의 식물들이 잘 살아갈 수 있으며, 실제로도 배수층 없이 테라리움을 잘 운영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또한 테라리움에 어떤 식물을 키우느냐에 따라 배수층이 굳이 필요없을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식물은 짧은 시간 동안은 물에 잠겨도 살아남을 수 있지만, 토양이 장시간 물에 잠기면 산소 부족으로 결국 식물이 해를 입게 됩니다.

하지만 습지대 등과 같이 물이 많은 환경에서 뿌리를 내리는 식물들은 산소 확보를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적응하고 진화해왔습니다.

예를 들어 ‘벼’는 분류학적으로 수생식물은 아닙니다만, 물과 친한 식물로 알려져 있으며 물에 잠겨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도 적응할 수 있게 진화한 식물입니다.

벼는 뿌리에 기체로 채워진 공간인 통기 조직(aerenchyma)이 있어서, 벼 전체가 물에 잠기지만 않으면, 물에 잠겨있지 않은 줄기나 잎에 있는 산소가 통기조직을 통해 뿌리로 확산되어 줄기를 통해 뿌리로 산소를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또한 벼는 통기조직이 있더라도 식물 전체가 물에 잠기면 질식사하기 때문에, 홍수 등으로 전체가 물에 잠길 경우, 신속하게 줄기를 생장시켜 키를 키우는 전략을 통해 산소를 공급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육지와 바다의 경계에서 서식하는 맹그로브 나무는 밀물과 썰물이 들락날락하는 곳에서 호흡해야 하기 때문에, 호흡근(pneumatophores)이 물 위로 튀어나와 산소를 흡수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물이 많은 환경에서도 적응 능력을 가진 식물도 있기 때문에 식물의 종류에 따라서는 배수층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예를 들면 습한 환경을 좋아하는 선태식물(이끼), 과습에 강한 식물, 물에서 잘 자라는 습지식물, 반수생성 식물 등으로 이루어진 테라리움이라면, 굳이 배수층이 없어도 충분히 운영이 가능할 것입니다.

아무튼 배수층이 필수는 아닙니다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더 안정감이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위의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일반적인 테라리움에서는 배수층을 만드는 것이 적극 권장됩니다.

그럼 여기까지 테라리움 배수층 필요한 이유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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