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 안팅 (셀프 어노인팅) 하는 이유

안녕하세요. 오늘은 고슴도치 안팅 (셀프 어노인팅) 하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고슴도치 안팅이란?

안팅(Anting)은 고슴도치가 새롭거나 자극적인 냄새를 맡으면 입에서 거품(침)을 뿜어낸 뒤에, 자신의 가시와 몸에 바르는 행위를 뜻합니다.

그런데 안팅(Anting)은 개미(ant) + ing 로 개미 목욕 이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습니다.

개미를 앤트 라고 부르기 때문에, 앤팅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아무튼 개미 목욕(앤팅)은 조류에게서 볼 수 있는 습성입니다.

개미집이나 개미집단을 발견하면 조류가 달려 들어서 문지르거나, 개미가 몸에 기어올라 올 수 있도록 얌전히 있게 됩니다.

그러면 개미들이 조류의 몸에 붙어서 몸 구석구석에 있는 벌레나 기생충을 잡아먹고, 살충 효과가 있는 화학물질(개미산)을 분비하게 되어, 조류의 위생에 도움을 주게 됩니다.

그런데 고슴도치의 안팅은 개미 목욕과는 좀 다른 것이며, 자기 스스로(self) + 몸에 거품을 바른다(anointing)고 해서 셀프 어노인팅(self-anointing) 이라고도 부릅니다.

어노인팅(anointing)이라는 단어는 사전상에서 ‘종교 의식에서 성유(성스러운 기름)나 성수(성스러운 물)를 머리에 바른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성유나 성수를 바르는 것은 종교적 신이나 존재에게 선택받았다거나, 보호받는다는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기름을 바르는 것은 피부보습, 상처 감염 방지 등의 실용적인 목적이 있기도 합니다.

아무튼 셀프 어노인팅은 성유나 성수를 바르는 것에서 범위를 조금 확장해서, 동물이 어떤 냄새나는 물질을 스스로의 몸에 바르고 문지르는 행위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셀프 어노인팅은 고슴도치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동물에게서도 볼 수 있는 행동이며 몇가지 예를 들면 아래와 같습니다.

  • 울보카푸친(Cebus olivaceus) – 꼬리감는원숭이의 일종으로, 장마철이 되면 특수한 풀이나 노래기를 모피에 문지르게 됩니다. 특수한 풀이나 노래기가 내뿜는 화학물질은 모기나 벌레퇴치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 조프루아거미원숭이(Ateles geoffroyi) – 향기가 나는 식물의 잎을 몸에 문지르는 행위를 하며, 이것은 사회적 지위에 관한 신호 또는 성적 매력 등을 높이는 사회적 의사소통과 관련되어 있다는 설이 있습니다.
  • 불곰 (Brown bear) – 유라시아, 북아메리카 등에서 서식하는 곰으로, Ligusticum porteri 라고 부르기도 하는 오샤(Osha)라는 식물의 뿌리를 타액과 섞어서 몸에 문질러서 방충제와 같은 효과를 낸다고 합니다.

이처럼 자연계에서는 고슴도치 뿐만 아니라 다양한 동물들이 냄새가 나는 어떤 물질을 문지르는 셀프 어노인팅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개미 목욕(앤팅)도 개미를 몸에 문지르고 바르는 행위이기 때문에, 셀프 어노인팅의 범주에 포함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아무튼 단순히 의미상으로만 보자면, 고슴도치가 입에서 침으로 거품을 만든 뒤에 몸에 바르는 행위를 셀프 어노인팅이라 표현하는 것이 좀더 정확할 수 있습니다만, 국내에서는 안팅 = 셀프 어노인팅 으로 혼용하여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2. 고슴도치 안팅 (셀프 어노인팅) 하는 이유

1) 언제 안팅을 할까?

고슴도치는 새로운 냄새나, 강하고 자극적인 냄새를 맡으면 안팅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새로 어떤 사육용품을 구입하거나, 오래 쓰고 있던 사육용품이라도, 씻거나 해서 새로운 냄새가 나는 상태일때 케이지에 넣으면 이런 행동을 하게 됩니다.

또한 자립한 어린 개체는 성인 개체가 하는 이상으로 안팅을 했고, 암컷에 비해 수컷이 더 많은 안팅을 했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그리고 여름철에 안팅 횟수가 더 증가했다고 하며, 개체차이도 있어서 어떤 개체는 안팅을 자주 하고, 어떤 개체는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처럼 연령, 성별, 계절, 개체차 등에 따라 고슴도치의 안팅은 달라질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고슴도치가 안팅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가설이 있으며,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아래에서 몇가지 설을 소개합니다.

2) 자신의 냄새를 숨기기 위해

고슴도치는 자연계에서 먹이사슬의 아래쪽에 있으며, 야생에서는 새롭고 낯선 환경에 들어섰을때, 생존에 위협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야생동물들은 후각이 매우 발달해 있어서 기본적으로 먹잇감의 냄새를 맡고 찾아내서 사냥을 합니다.

어떤 동물은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암컷의 냄새를 맡을 수도 있으며, 북극곰은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얼음 속의 먹이 냄새를 맡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슴도치는 안팅을 함으로써, 주변 환경의 냄새를 몸에 붙여 자신의 냄새를 지우고 주변 환경과 동화되고 위장함으로써 포식자로부터의 위험을 방지한다는 설입니다.

그런데 집에서 사육할때는 천적이 없어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만, 본능적으로 환경에 익숙해지기 위해서 하는 행동이라고 보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고슴도치가 새롭고 낯선 냄새를 맡았을때 안팅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설이 꽤나 설득력이 높다고 볼수 있습니다.

3) 독소에 대한 내성을 높이기 위해

독성 물질을 씹은 뒤에, 타액(침)에 묻혀서 몸에 바르는 것으로, 내성을 높인다는 높인다는 설이 있습니다.

실제로 야생 고슴도치는 독소가 있는 식물을 입에 넣어 씹은뒤에 안팅함으로써, 내성이 생긴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두꺼비의 독소를 몸에 붙여서 내성을 높이고 있는 고슴도치가 확인되고 있으며, 고슴도치가 많은 독에 대해 내성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안팅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리고 독성 물질을 타액과 섞어 몸에 바름으로써, 천적이나 해충으로부터 몸을 지키려고 하는 것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4) 몸을 청결히 한다

침을 몸에 문지르고 안팅하는 것이 신체를 깨끗하게 하고, 외피 등을 손질(그루밍)하는 것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5) 체온을 낮추기 위해

고슴도치는 더위와 추위 등 온도 변화에 민감한 생물이기 때문에, 더울때 체온을 낮추기 위해 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설이 있습니다.

그래서 고슴도치가 안팅을 자주 한다면 실온이 높은 것은 아닌지 확인해 볼 필요도 있습니다.

6) 구애 행동

안팅은 고슴도치의 구애 행동의 일종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암컷보다 수컷이 안팅을 많이 하는 편이라고 하니, 수컷이 암컷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외에도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만, 고슴도치의 안팅(셀프 어노인팅) 행위에 대해, 고슴도치에게 직접 물어보지 않는 이상은 확실한 이유를 알기 어렵습니다.

우리 인간의 입장에서 관찰한 뒤에 추측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가설로써 머물러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럼 여기까지 고슴도치 안팅 (셀프 어노인팅) 하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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